life | 여럿의 정성이 모여 만든 한 상

in life •  last month  (edited)

때마다 뭘 먹는 것이 숙제다.
안 먹으면 배고픈 것 같고, 먹을라치면 또 안 그런 것 같고.
이리도 사람이 간사하다.

11월에 프랑스에서 왔나? 아무튼 그런데. 그때부터 먹어도 먹어도 집에는 먹을 것이 넘쳐난다. 보내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해서 하나씩 먹어 없애야겠다.

집에 먹거리가 많은 이유로는 두 가지 정도. 내가 굳이 사지 않아도 언니와 엄마가 보내주신 보급품들이, 몇 년 동안 냉장고 안이나 서랍 어느 구석퉁이에서 나의 손길을 기다렸건만 내가 외면해서.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만들어 먹기 귀찮아서이지 싶다.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정성 가득 담긴 보급품을 보물찾기하듯이 꺼내어 하나씩 요리조리 담고 끓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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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놓인 쟁반을 바라보니 여러 사람이 나와 같이 식사하고 있었다. 교수님, 양샘, 언니, 엄마, 그리고 이름 모를 항공사.

  • 예쁜 머그잔을 들고 계신 교수님
    교수님 연구실에 가면 자주 만날 수 있었던 교수님의 컵. 교수님께서 정년하고 연구실 정리할 때, 나는 교수님의 책과 컵 몇 개를 챙겼다.
  • 찻잔 받침 들고 온 부산팀.
    양샘과 언니에게 사드렸던 쯔머시기 커피잔 세트다. 남해 어디 여행 갈 때 선물로 드리면서 앞으로 1박 여행할 때는 다들 이 찻잔 들고 와야 한다면서 얘기했던 기억이 있는 찻잔과 받침이다.
  • 현미쌀과 소한마리 국 퍼주시는 언니
    얼마 전에 보내주신 보급품. 당분간 언니는 떨어져 있어도 항상 같이 밥상에 앉을 듯하다. 보내주신 게 너무 많아서.
  • 새벽 부두 공판장에서 생선을 박스로 사 오셔서 다듬고, 동문 시장에서 갈치 속젓 사들고 오신 엄마
    엄마의 보급품에는 항상 생선이 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추가된 갈치속젓. 갈치속젓은 몇 년 전부터 추가된 보급품이다. 매번 작은 플라스틱 단지에 담아 보내주셔서 너무 많다. 생선조림을 하는데 고춧가루가 없어 허여멀겋다. 엄마가 보내주셨던 고춧가루를 도로 들고 가서 드렸다. 고춧가루값이 너무 비싸서다. 나는 고춧가루 넣고 음식 만드는 횟수가 엄마보다 훠얼~씬 덜하니, 엄마에게 우선. 뭘 사기 보다 있는 것 먼저 쓰자는 마음에서.
  • 그리고 밥상에 젓갈 담아 숟가락 얹은 어느 항공사.

여러 사람과 먹는 밥상인데 왜 죄송한 거지..
갑자기 떠오르는 이들을 생각하며 밥상 물리고 다다다~~~
에휴~

어쨌거나 기필코 냉장고를 빈 깡으로 만들어 버릴 테다!


오늘 걸려든 노래들..... 새록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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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이거 구입해서 배너 셋팅해봤음.

냉장고 빈깡으로 만들기가 쉽지않죠 ㅎㅎ

도전 중입니다^^ 안 사면 되어서^^

마음이 가득담긴 한상이네요~
저도 누가 반찬을 주면 그렇게 좋아요..
매끼를 뭐 먹을지 고민하는게 제일 걱정이네요..
든든하게 드셔요~

Esa comida luce muy buena!!!